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다.
사람들은 '없다'라고 표현하지만 그래도 그것과는 좀 달랐다.
나는 아무생각도 목적도 없이 흐르다가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고
눈을 떠보니 여기에 있었다.
그냥 흐르다가 던져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몸이 변하고 마음도 변하고
그러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이런 세계속에 방치되어있었다.
그리고 생각이란걸 할 수 있게 되었다.
후회도 할 줄 알게 되었다.
나는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이 곳에 왔는데,
역시나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생각하고 무언가 결정을 해야만 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 누구하나 그것에 간섭하는 사람은 없었다.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다른 어떤 '존재'에게 그것을 맡기려 하면
매몰차게 나에게 다시 되돌아 올 뿐이었다.
그랬다.
나는 그렇게 인간인 것이다.
인간은 또한 관계로 구성된다.
부모자식, 친구, 선배, 상사, 후임 기타등등
그것을 새롭게 만들고 유지해내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하나의 관계가 실패하면 다른관계는 자연스럽게 성공스럽지 못하다.
그건 나의 선택이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길들여 진다는 것은 무서운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세상에 태어나면서 부터 누군가에 의해 길들여져왔다.
그리고 그걸 깨달을 즈음에서는 심하게 빠져나가려고 몸부림 친다.
하지만 갈데가 없다. 험악하기만 하다. 그걸 알고는 이내 포기해 버린다.
그러다가 길들여 지지 않고 그걸 빠져나가는 인간들도 있었다.
그들을 '일탈'했다고 한다.
1984년 8월 28일 새벽녘 나는 세상에 왔다.
내 앞에 벌어질 수많은 일들은 전혀 모른채,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냥 그렇게 되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로서는 막을 수도 선택할 수도 없었다.
25년이 지난 2009년 8월 28일.
그래, 정확히 25년 째 이다.
이게 축하할 일인가....... 난 하나도 기쁘지 않은데.......
한번도 기뻤던 적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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