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사회복지사
얼핏 둘러보면 사회복지계는 암울하고 답답한 현장의 이야기 외에 별로 신나는 일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최근에 한국 사회복지사 협회가 주관하고 있는 애플 프로젝트(Relief Activities and Social Work in Asia)는 한국의 현장 사회복지사들이 관심을 끌어야 할 만큼 상당히 의미 있는 사업이다. 더구나 한국의 사회복지사들의 주도적인 구상에 의하여 이 애플 프로젝트가 창안 되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사건이다.
이 프로젝트를 환영하는 이유는 이제 사회복지도 ‘국경없는 의사회’ 와 마찬 가지로 세계의 빈민, 난민, 외국인 근로자, 빈곤층 아동, 6억의 장애인, 인신매매와 납치, 어른들의 전쟁 틈바귀에 낀 소년병, 장글의 벌목공들의 성 노리개가 되는 어린 소녀들, 4천만에 접근하는 AID/HIV(아시아는 약 9백만) 환자들, 재난구조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야 된다는 생각을 해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다양한 국제 NGO가 이미 개발도상국의 현장에서 활약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과제에 비해 전문성은 상당히 뒤지고 용두사미 격인 실정이다. 더구나 한국의 6000여개 이상의 NGO 중 국제개발 NGO는 손에 꼽을 만하다.
따라서 필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10명의 사회복지사 중 최소한 3명은 ’국경 없는 사회복지사‘ 또는 Global Social Development Worker 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미래의 사회복지사는 선진국 시민다운 지구촌 문제에 관심 가져야
첫째는, 미래의 사회복지사는 국내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인류의 문제를 고민하는 선진국 시민다운 지구촌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회복지 전공 학생들, 현장 근무자등의 사고는 아직도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둘째는 인류의 복지 문제가 너무나 안타깝고 급박 하다는 것이다. 세계인구의 절반인 28억의 인구가 하루에 $2로 생존하는 현실, 1 달러로 생존하는 인구는 약 12억. 이들은 이 돈으로 먹고, 입고, 교육 받고 병이 나면 고치며 살아야 한다. 이것이 6000여 년에 이른 인류의 역사의 단면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UNDP, 세계은행, 등 초국가 조직과 국제 NGO 들의 노력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UN은 또 다시 새 천년 개발 계획(Millenium Development Goals)을 내어 놓고 5억의 최빈 인구를 대상으로 빈곤의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야단이지만 필자는 솔직히 비관적이다. 이렇게 좋은 프로젝트가 국제기구의 관료와, 정치가, 외교관, 비전문가들에 의해 주도되고 해외개발 원조의 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개발도상국의 국민들은 속을 만큼 속아왔고 희망을 잃은 지 오래다.
과거 한국은 매년 평균 2~3억 정도의 해외개발원조를 지원하였으나 최근에는 7억의 수준에 오르고 있고 향후 10억, 20억 불 이상으로 해외 개발 원조가 더 증가 될 전망이다. 증가 된 개발지원금을 과거와 같이 외교 통상부나, 소수의 단체에 의뢰해 집행하기에는 너무나 큰 액수이며 최근의 국제 동향을 보면 전문성과 윤리성을 갖춘 국제 NGO들의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과거와 같이 초보적인 원조 활동인 구제활동(Relief)의 수준에만 머물 수도 없다. 이제는 보다 장기적이고도 지속적인, 그리고 검증 가능한 impact를 예상하며 사업을 전개해야 된다. 그런데 누가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인가? 사회복지는 이러한 변화에 대하여 얼마나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으며 준비가 되어 있는가?
얼마 전 부터 한국의 국제 전문 인력을 교육하기위해 국제 대학원들이 설립되었다. 그러나 교과 과정의 상당부분이 MBA 쪽으로 치우쳐 있었는데 최근에는 국제협력, 사회개발, 국제 NGO 분야의 전문가를 교육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으며 젊은 학생들의 관심도 상당히 높아졌다. 아주 다행스러운 변화이다. 그러나 잠시 생각해 보자. 필자가 위에서 언급한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연관되는 교육, 의료, 지역사회개발, 사회자원 개발 등의 과제들은 사회복지가 전통적으로, 학문적으로, 그리고 실천적으로 관심을 갖는 인간개발과 복지의 문제이다. 우리가 이러한 문제에 관한 지구적 과제에 대하여 무관심하고, 준비가 부족한 동안 국제관계, 환경, 개발 등 다른 영역 에서는 아주 활발히 이 분야에 진입하고 있다. 젊은 사회복지사들 중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무엇을 하는 기관인지? 어떤 역량의 사람들을 찾고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가? 또는 KOICA에서 선발하는 범주에 맞도록 전문성과 사명감, 어학 능력을 포함한 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하고 한번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무의미 하지는 않다.
한국의 사회복지 키워 국․내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확고한 브랜드로 등장시키고 홍보해야 될 것
그렇다면 지구촌의 인간․복지문제에 대한 관심의 차원을 넘어서 실천적으로 참여하기위하여 어떠한 역량이 요구되는 것일까? 화두의 시작을 위하여 몇 가지만 조건을 생각해 보자. 조세미씨의 책 ’세계는 지금 이런 인재를 원한다‘(해냄. 2006)는 10가지의 덕목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지구촌 시대의 사회복지사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다. 우선 제시하고 있는 10가지는 아래와 같다. ▲문제해결 능력 ▲창의력 ▲언어, 표현능력 ▲긍정적인 사고방식 ▲이미지관리 ▲리더십 ▲최고를 향한 추진력 ▲도전의식 ▲균형감각 ▲다양화 시대의 전문인 등이다.
지면의 제약으로 길게 부연해 설명 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이미 분석적 사고 능력과 불확실한 문제 상황 속에서도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전문가로서의 훈련을 받은바 있다. 그런가 하면 한국, 또는 세계 속에서의 한국 사회복지사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과연 우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가? 우리는 한국과 국제 사회에서 ’인간의 욕구충족‘ ’사회개발‘의 영역에서 핵심인재로 인정을 받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다면, 아마도 우리는 모두 전문가로서 한국의 사회복지가 그 브랜드와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전략적 구상을 해야 된다는 점에 흔쾌히 합의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필자는 감히 한국의 사회복지를 키워서 국․내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확고한 브랜드로 등장시키고 홍보해야 될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국경 없는 사회복사‘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요건의 하나인 우리의 어학 능력은 어떠한가? 사업기획서 작성, 사업 수행, 평가, 협의, 로비 등의 국제적 활동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어학능력은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필자는 다소 초조하고 조급한 심경으로 이러한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사회복지의 기본정의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욕구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Continuos responses to constantly changing needs“ 이라고 했다‘라고 했는데 ’국경 없는 사회복지사‘로 우리의 역할을 확대 내지는 재 정의하는 것도 선제적(proactive)차원에서 의 변천하는 문제와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한 가지 대응이 될 것이다. 만일에 필자의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며 자신의 구체적인 변신을 시도해 보고 싶다면, 사회복지사협회에서 주관하는 애플 프로젝트의 연수와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는 것도 아주 훌륭한 변화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 글 김형식
현 한반도 국제대학원 대학교 국제협력학과 교수
사회복지사
UNESCAP Development Consultant
「지구촌나눔운동」지뢰피해장애인 지원사업본부장
Rehabilitation International 국가의장으로 UN, APEC 등 국제회의 참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