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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버린 숭례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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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호 님과 함께 불타버린 보물을 안타까워하며 "아, 대한민국"에서 귀한 것은 무엇이냐? 아파트, 오피스텔, 뉴타운 반도체, 휴대폰, 김치냉장고 백화점, 은행, 청와대......... 오늘 새벽 기도회를 가는 길에 늘 위용 있게, 고풍스럽게, 때로는 쓸쓸히 서있던 숭례문이 시커멓게 무너져 내려 있었다. 이장하느라 산모퉁이에서 불태우다 남은 조상의 시체처럼. 내가 꿈을 꾸고 있는가 하였구나! 내가 악몽 속에서 거리를 달리고 있는 줄로 알았구나! 차라리 간밤 뉴스라도 보았다면 그 길을 피해서라도 갔을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니! 그 참혹함이 나를 종말적인 미궁의 공간으로 내던져버렸다. 아, 나의 사랑 대한민국 너는 미쳤느냐? 빨갱이도 불태우지 아니하였고 감히 임란 호란의 적들도 불태우지 못한 것을 네가 추운 밤 불소시게로 삼았다니! 알고 보니 내가 미쳤구나! 어찌 너라도 지키지 못하였느냐. 정신이 드니 내가 조상 앞에 부끄러운 놈이었구나! 너는 무엇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냐! 우리는 무엇을 겨레의 혼으로 삼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냐! 속알머리 없는 것들, 영혼을 빼놓고 사는 것들 우리가 미쳤구나, 시대가 미쳤구나, 아, 대한민국이 미쳤구나. 금수강산 푸른 바다 은빛 모래에 시커멓게 기름을 쏟아 붓더니 이젠 600년 제 나라 첫째 보물을 불태우다니! 아, 대한민국에서 귀한 것은 달라밖에 없고, 주식밖에 없고, 경제 성장률밖에 없더냐! 아. 이 겨레의 필수품은 고속철에 경부운하에 벤츠에 렉서스에 BMW밖에 없더냐! 흰옷을 벗어던졌다고 백의민족이 아니며, 어린 입에 빠다가 들어가고, 혀꼬부라진 소리 나온다고 배달겨레가 아니냐! 타다 남은 숭례문 서까래로 대한민국을 화장하라, 이 겨레를 화장하라! 제 정신으로 다시 태어날 수만 있다면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달토록 세종로 한복판 서울역 광장에서 태우고 또 태우라. 영혼의 껍데기 벗겨 화장하고 또 화장하여 이 하늘 아래 무엇이 소중한 것인 줄 아는 혼으로 다시 부활할 수만 있다면. -다시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기품 있게 시를 읊고 기도를 드리며, 21C 배달겨레로 살아가기를 바라며 <연> | |
출처 : 산마루서신

